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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잊지 못할 사람이 있다.>

스물세 살 일본 청년 쥰세이는 미술 작품 복원을 공부하러 이탈리아에 유학을 왔습니다.
고물 자전거를 끌고 미술 재료를 사러 다니다 망가진 자전거 바퀴를 돌리던 쥰세이를 아오이가 보게 됩니다.
둘은 너무나 사랑하던 사이였는데 뜻하지 않게 헤어진 연인이었지요.
다시 고개를 돌려 그를 찾아보았지만 쥰세이는 이미 떠난 후였답니다.

이런 쥰세이의 사랑을 갈구하는 안타까운 여인이 또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이탈리아로 어학연수를 온 일본인 메모입니다.
그녀는 늘 쥰세이의 마음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음에 안절부절이고 "왜 나는 안돼?"라고 쥰세이에게 절규하곤 하지요.
하지만 그녀는 곧 알게 됩니다. 쥰세이에게는 잊지 못할 사람이 있고 그는 평생 그녀만을 사랑한다는 것을.

<옛날 일은 다 잊어! 난 행복하니까>

어느 날 친구에게 아오이의 소식을 듣게 된 쥰세이는 아오이의 연락처를 가지고 그녀를 찾아 밀라노로 갑니다.
마침 그녀는 일하던 가게에 없었고 가게 주인은 아오이가 있는 와인 파티장을 알려줍니다.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었지만 멀리서도 아오이는 쥰세이의 눈에 가득 들어오네요. 그리움을 안고 말이죠.
하지만 그녀는 연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고 그의 연인은 아오이를 끔찍이도 사랑하는 것 같군요.
그녀의 곁에 연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쥰세이는 자신이 괜한 짓을 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허둥지둥 아오이에게 인사하고 그 집을 뛰쳐나옵니다.
이런 쥰세이를 따라온 아오이는 쥰세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옛날 일은 다 잊어! 난 행복하니까"라고요. 이 말이 다시금 쥰세이의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군요.


<모든 것이 엉망>

설레었던 아오이와의 재회가 엉망이 되어버려 작업실로 돌아온 쥰세이에게 경찰이 찾아옵니다.
그가 복원 작업을 진행하던 치골리의 작품이 갈가리 찢겼기 때문이죠.
그의 실력을 믿고 맡겨준 죠반니 선생에게 큰 위기를 안겨준 것이고 쥰세이는 자신을 질투하던 동료를 의심하며 분노합니다.
끝끝내 누가 작품을 훼손한 지를 밝히지 못하자 신뢰를 잃은 공방 측은 잠정 폐쇄를 결정합니다.
사랑과 일들에서 톡톡히 상실감을 느낀 쥰세이는 결국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질투에 지지마>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큰 상처를 받은 쥰세이에게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였던 스승 죠반니는 휴식을 위해 떠나며 말합니다.
"쥰세이 질투에 지지마! 너에겐 미래가 있어!"라고요. 하지만 어떤 미래도 꿈꿀 자신이 없어진 쥰세이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갑니다.
저명한 화가인 할아버지는 쥰세이에게 이탈리아에서 도망친 이유를 묻습니다. 그리고는 그림을 그려볼 것을 권하기도 하지요.
아마도 할아버지는 쥰세이의 재능을 미리 눈치채고 자신처럼 화가가 되기를 바란 것 같습니다.

<아오이에게 사과해!>

어느 날 할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어 입원을 하게 되었고 이때 평생 할아버지의 유산만 축내면서 살아가던 아버지는 어린 여자를 끼고 병원에 나타납니다.
행여 자신의 아버지 즉, 쥰세이의 할아버지가 유산을 정리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될까 봐 미리 유산을 자기 앞으로 해 놓을 심산이었던 거죠.
할아버지의 병문안을 온 친구에게 아오이가 왜 자신과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혼자 유산시켰는가에 대한 진실을 듣게 됩니다.
거기에는 자신의 잣대로 아오이를 평가하고 돈을 바라고 쥰세이에게 접근하여 아이도 가졌다며 아오이에게 심한 모욕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아오이를 모질게 밀어냈던 자신의 행동에 서러움이 폭발하고 병원에서 건들대던 아버지가 또다시 아오이의 일을 꺼내자 쥰세이는 절규하며 아버지에게 대들며 울부짖지요. "아오이에게 사과해! 아오이는 그런 여자가 아니라고!!"

<쌍둥이처럼 닮은 두 사람>

19살의 쥰세이는 중고 음반가게에서 지나치게 싸게 판매되는 중고 음반에 대해 주인에게 화를 내는 아오이를 인상 깊게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가 같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며 늘 혼자서 강인하게 있지만 사실은 그녀에게 깃든 외로움을 읽게 되고 그런 그녀에게 자석처럼 끌리게 됩니다. 쥰세이의 수줍은 고백으로 둘은 언제나 함께 하는 다정한 연인이 되었지요. 아오이는 일본인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새아버지 사이에서 늘 외로움을 느끼는 고독한 삶을 살고 있음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나라인 일본을 알기 위해 유학을 온 상황이었죠. 그래서 그녀는 늘 혼자였고 외로웠나 봅니다. 하지만 더 이상 외로울 일은 없었지요.
언제나 함께 음악을 감상하고 전시회도 가고 교정을 거닐 수 있는 정다운 쥰세이가 있었으니까요.
두 사람이 늘 앉아서 웃음을 나누던 벤치의 풍경은 영원히 봄날일 것 같았습니다.
같은 부분에서 늘 음이 틀려 연습 중인 음대생의 연습곡을 들으며 까르르 웃음을 쏟아내다 둘은 손을 잡게 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말이죠.
그 후 두 사람은 더욱더 뜨거운 열정으로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그리고 약속하지요. 아오이가 서른 살이 되는 생일날 모든 연인들의 성지라고 알려진 이탈리아의 두오모 성당 꼭대기에 올라가자고 말이죠.
영원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사랑은 집안의 재산을 모두 차지하려는 부정한 쥰세이의 아버지로 인해 산산이 부서지게 됩니다.
쥰세이의 아이를 갖게 된 아오이에게 돈을 건네며 심한 모욕을 준 아버지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아오이는 쥰세이 모르게 혼자 유산을 하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쥰세이는 몹시 분노하며 아오이를 원망하고 자신의 곁을 떠나라고 화를 내게 됩니다. 아오이는 자신이 당한 수치스러운 일을 말하지 않고 쥰세이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그렇게 둘은 가슴 아픈 이별을 하고 아오이는 이탈리아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쥰세이는 미술 작품 복원을 공부하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촉망받는 복원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었던 거죠. 어쩌면 그들은 다시 또 만날 수밖에 없는 인연이었나 봅니다. 그때는 몰랐겠지만요.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들>


일본으로 돌아와 아오이를 잊기 위해 노력하던 쥰세이에게 공방의 스승 조반나 선생님의 자살 소식이 전해집니다.
다시는 찾지 않을 것 같았던 공방에서 쥰세이는 몇 년 전 자신이 복원하던 치골리의 작품을 훼손한 사람이 다름 아닌 스승 조반니였다는 것을 동료로부터 전해 듣습니다.
그리고 동료는 말합니다. "조반니는 너의 재능을 질투했는지도 몰라. 아니면, 너를 몸시 사랑했거나" 둘 중 어떤 이유였는지는 몰라도 스승이 공방을 떠나며 '질투에 지지마!'라고 했던 말은 아마도 조반니 스스로 패배를 인정한 자조적인 말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쥰세이는 다시 실력 있는 복원가가 되어 미술품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도 복원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가지며 생활해갑니다.
그러던 중 아오이와의 약속한 날 즉, 아오이의 서른 번째 생일이 되었습니다. 그는 옆에 아오이가 없지만 혼자서 약속한 성당의 꼬불꼬불한 계단을 올라 꼭대기에서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그런 그의 곁에 아오이가 나타나 둘은 약속을 지키게 되지요.

<냉정과 열정사이>


성당에서 내려온 쥰세이의 손을 이끌고 아오이는 근처 공원에서 열리는 야외 공연장에 데리고 갑니다. 어리둥절한 쥰세이에게 잠시 후 들려온 연주곡은 다름 아닌 그들의 벤치에서 깔깔거리고 듣던 그 음대생의 연습곡이었던 겁니다. 쥰세이는 생각했죠. 기적이 일어났다고
아름다운 연주곡이 울려 퍼지며 두 사람은 뜨거운 키스를 나누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합니다. 열정적으로 말이죠.

다음 날 아오이는 쥰세이에게 떠난다고 말합니다. 당연히 쥰세이는 아오이가 그녀의 연인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슬픈 현실에 아오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만나지 말걸 그랬어!" 울음을 가득 머금고 말이죠.
이 말을 들은 아오이는 슬픈 미소를 떠올리며 대답합니다."난 기뻤어! 쥰세이를 만나서 행복했어"
이렇게 아오이를 다시 떠나보낸 쥰세이는 전날 음악회가 있었던 공원에서 기적의 그 음악을 연주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가 냉정하게 숨겼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답니다.
그가 기적이라고 믿었던 전날의 재회는 사실 아오이도 간절히 바랐던 일이었다는 것을요.
게다가 기적의 그 곡은 아오이가 미리 그 곡을 연주해줄 것을 부탁했었다는 것도,
그리고 그녀가 연인을 따라 떠나지 않고 혼자 밀라노에서 생활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쥰세이는 아오이가 떠난 밀라노를 향해 더 먼저 도착하는 기차를 타고 군중들 속에서 쓸쓸히 걷고 있는 아오이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습니다.
많은 번민으로 자신의 냉정함을 자책하고 있었을 아오이는 흘렸던 이별의 눈물을 닦고 쥰세이를 향해 뛰어갑니다.
그동안 그들을 짓눌렀던 무거운 슬픔을 날려 보내기라도 하듯 서로가 서로에게 향하는 환한 웃음을 담고 그들은 서로를 향해 달려가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긴 세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원하지 않었던 이별의 시간들은 다시 찾아오지 않을 거란 생각에서인지
슬프게만 들렸던 그들의 테마곡이 희망의 곡으로 전해 지네요. 아오이를 향해 웃는 쥰세이의 미소를 바라보며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시기도 추천합니다.
https://youtu.be/cyYHJXd8j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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