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선입견이 없이 제목을 보고 핑크하트로 생각할 만큼 핑크빛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결론적으로 제 예상이 딱 들어맞는 내용의 영화 "퍼플하트"시청 소감 얘기해 볼게요~
"퍼플하트"라는 용어는 전쟁에 참여해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군인들에게 수여되는 훈장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군인이 주인공이겠지요?
<계약 결혼>
이민자 부모를 둔 캐시는 바에서 음악을 하면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결코 비굴하게는 살고 싶지 않은 당차고 멋진 여성입니다.
어느 날 동료 군인들과 우연히 캐시가 일하는 바에서 또 다른 당당한 남성 루크와 만남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개성은 너무나 강해서 첫 만남이 그리 우호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네요.
노래를 어렵게 마친 캐시는 건강이 매우 안 좋아 보이네요. 불행이도 그녀는 당뇨를 앓고 있었고 인슐린 주사제가 다 떨어져 버렸답니다. 시민권이 없는 위태로운 신분이어서 캐시는 인슐린 주사제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약값이 어마어마하게 비싸서 도저히 살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죠. 노래는 해야 하겠고 인슐린을 구하지 못하면 노래는 물론 생명까지.
한편, 씩씩한 루크에게는 어떤 고민이 있었을까요? 엄마가 돌아가신 시기에 방황하면서 마약에 손을 댔던 루크는 아빠의 손님 차를 훔쳐 고속도로를 질주하다 사고를 내서 친구에게 큰 돈을 빌려 갚지 못한 상황에 수시로 협박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루크에게 마약을 손대게 했던 친구이기도 하지요.
캐시는 인슐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보험이 필요하고 루크는 빚을 갚을 수 있는 방법으로 부양가족이 필요한 상황이었지요. 두 사람이 상황이 딱 들어맞기에 서로 호감이 전혀 없는 상황이지만 루크가 전쟁터에서 돌아올 때까지만 가짜 부부가 되기로 합의합니다. 이 일은 큰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두 사람은 갑자기 사랑이 넘치는 부부처럼 보여야 했겠지요?
<그리움은 아름다운 노래가 되고>
두 사람의 절친이 제이콥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두 사람의 계약결혼을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갓 결혼 한 신혼부부의 이별을 극복하는 사랑의 과정을 보여줘야 했기에 캐시는 전쟁에 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노래를 만들어 루크와 그리고 루크의 동료 군인들에게 큰 위안을 주게 됩니다. 또한 캐시의 이런 아름다운 곡들을 눈여겨본 제작자들과 공연 기획사에서 섭외가 들어 오기 시작하지요. 꿈의 공연장에서 캐시의 노래를 들은 청중들은 캐시에게 열광하고 드디어 캐시는 라이징 스타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것이죠.
<부상, 그리고 위로>
인생이 언제나 그러하듯 태양이 빛날 때 그림자도 함께 드리워지기 마련인가 봅니다. 캐시와 루크의 진짜인 척하는 사랑도 정말 핑크빛으로 변하는가 싶었는데 루크의 큰 부상 소식이 전해집니다. 전쟁터에서 다리에 폭격을 맞고 어쩌면 루크가 그리도 좋아하던 달리기는 영영 못할 위기에 처해집니다. 게다가 재활 기간 동안 루크의 아버지와 형들 가족의 교류가 지속되어야 해서 루크와 캐시는 함께 캐시의 집에서 지내는 날들이 많아지죠. 당연히 결혼 한 부부니까 모두들 그렇게 생각했겠죠?
본의 아니게 캐시와 동거를 하게 된 루크는 최대한 캐시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캐시는 진심을 다해 루크의 재할을 도와주지요. 목욕을 하기 힘든 루크를 도와주는 장면은 캐시가 루크를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루크또한 캐시를 향한 마음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위기에 대처하는 저마다의 방법>
영화 초반에 등장했던 루크의 나쁜 친구가 가만히 기다릴 리가 없었겠죠? 루크에게 돈을 빨리 받아야겠다는 의도로 캐시의 엄마 집을 습격하여 기물을 파괴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당연히 캐시와 엄마는 속사정을 알리 없었고 몸이 불편한데도 달려와 일을 해결해준 루크가 그저 고마웠을 겁니다. 하지만 루크는 자신의 이러한 사정을 말하지 못하고 캐시와의 사랑이 깨어질까 걱정만 쌓이게 됩니다. 여기서 루크는 그만하지 말아야 할 일을 벌이게 됩니다. 자신을 협박하기 위해 캐시의 엄마를 습격한 나쁜 친구를 용서하지 못하고 새벽에 달려가 흠씬 두들켜 패주고 다시는 캐시 주변에 얼씬거리지 말라고 위협을 가합니다. 이 일은 캐시를 보호하려고 벌인 일이지만 악랄한 녀석은 캐시와 루크의 위장결혼을 군에 제보하고 이로 인해 캐시와 루크의 가족들까지 모두 이 둘의 계획적인 위장결혼에 실망합니다.
<가짜가 진짜가 되기도 하는 인생>
예견된 수순대로 루크의 군사재판은 열리고 루크의 진술에 따라 캐시 역시 처벌을 받게 될 위기에 처합니다. 재판 날 루크의 가족들처럼 재판 과정을 지켜보는 캐시의 눈빛은 한 없이 불안합니다. 하지만 이 불안감은 단지 캐시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루크가 쌓아 올린 명예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6개월 감옥행이 결정 나게 될 거란 걱정이 더 컸을 거예요.
루크는 재판장에서 상상을 못 한 답변을 합니다. "이 위장결혼의 책임은 모두 제게 있습니다. 하지 않겠다는 캐시를 제가 위협해서 진행했습니다.", "그녀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모두 제가 계획하고 벌인 일이라 제가 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말 이 장면에서 왜 캐시가 루크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고 자신이 험한 길을 택한 루크는 정말 멋지고 믿음직한 남자라는 확신이 드네요.
루크가 수감되는 날 그동안 아들 루크를 못 미더워했던 아빠도 루크가 모든 잘못을 자신에게 돌리고 당당히 감옥에 들어가는 모습에 오히려 믿음을 갖게 된것 같아요. 이날은 캐시가 큰 공연을 하는 날, 관중을 바라보며 노래를 하는 캐시의 모습에서 그리움이 잔뜩 서려있네요.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캐시는 급하게 차를 몰아 루크에게 달려갑니다. 그리고 노래 가사처럼 말하지요. "기다릴거야! 폭풍이 몰아칠 때 너랑 같이 있고 싶어!"
부상으로 아직 온전하지 못한 다리를 갖고 있는 루크에게 조깅하고 돌아오는 멋진 너를 맞이해 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에 루크의 대답은 뭐였을까요? 물론 "예스! 나도 널 사랑해!"
그리고 흐르는 아름다운 음악 "come back home"
https://youtu.be/AcTDlsUej2w
음악에 맞춰 한가로이 해변을 거니는 캐시와 루크, 둘은 다시 한번 사랑의 반지를 끼워주며 사랑을 확인하고 또다른 사랑의 노래가 이어질거라는 아름다운 장면으로 영화 "퍼플하트"는 마무리됩니다.
< 나는 몰랐어요>
영화 "퍼플 하트"가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이고 비슷한 로맨스 영화 중에서도 흔하지 않은 설렘을 선사하는 멋진 영화라는 평가는 아마도 영화를 보는 내내 여주인공 캐시 역할을 맡은 소피아 카슨의 매력적인 음성으로 전해지는 아름다운 ost라고 생각합니다.
I Didn't Know
당신이 그 문을 열고 들어오기 전, 당신을 사랑하기 전 , 당신이 내 모든 것을 사랑하기 전에 캐시가 몰랐던 그 많은 신비로운 감정들을 소피아 카슨의 약간 허스키하면서도 음의 고저를 마음대로 넘나드는 아름다운 노래로 영화를 보는 이들이 그들을 사랑하게 합니다. 영화를 먼저 보시고 꼭 ost를 다시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3SYdxBlULQs
<영화를 보고 난 후>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연인들은 결혼을 결정하기 전에 이들 캐시와 루크의 사랑과 비슷한 그림의 사랑을 그려갈 것입니다. 그렇게 사랑했던 두 사람이 오랜 세월 함께 하면서 그 찬란했던 순간들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그때만큼은 아니어도 그만큼의 사랑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면 현재의 삶 또한 사랑으로 채워질 것이란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되네요. 그런 의미에서 잔잔하면서도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 "퍼플 하트" 오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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