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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버려야 그를 가질 수 있다면

안나카레리나....학창 시절 책에서인가 영화관에서인가 만났던 낮익은 작품명에 끌려 오랫만에 넷플릭스 영화 플레이를 터치해보았다.
뮤지컬을 관람하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영화는 스토리 전개를 웅장하고도 처절하고도 슬픔을 머금고 진행되었다.

주인공이 키이라 나이틀리 반가움이 더해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그 이외의 출연진 들과 꽃미남 영국 배우로 이름을 알랜 주드 로, 안나 카레리나를 늪으로 이끌어 파멸의 길을 걷게 한 브론스키 역의 애런 존슨 등 출연진이 화려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874년 제정 러시아 시대, 러시아 정계의 최고 정치가인 남편 카레닌(주드 로), 8살 아들과 함께 특별할 것 없지만 풍요롭고 화려한 삶을 살아가던 안나 카레리나는 오빠부부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홀로 기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향한다 그 기차역에서 우연히 마주친 브로스키는 이성적인 남편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 브론스키를 만나게 되고 안나를 보고 첫 눈에 반한 브론스키의 거듭되는 구애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마침내 안나는 브론스키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브론스키는 이미 올케의 여동생과 사랑을 시작한 관계였고 그 둘이 사교장에서 격정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에서 사교계의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세는 줄 모른다는 것처럼 그 둘은 주우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뜨거운 관계를 유지한다.


불륜에 스며들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인 무도회장에서 둘만의 격정적인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안나 카레리나의 사랑은 허상이었나?

마침내 두 사람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안나의 남편은 종교적 정치적 신념으로 안나의 모든 부정을 용서하기로 한다. 하다못해 안나가 브론스키와의 관계에서 낳은 사생아인 딸도 본인의 자식으로 받아들일 테니 자신 옆에서 머무르라고 말한다. 주위의 시선과 브론스키의 앞날을 위해 이별을 결심한 안나였지만 브론스키가 자신을 떠날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가정을 버리고 브론스키에게 떠나게 된다. 모든 사랑이 처음과 같지 않듯이 워낙에 바람기가 많은 브론스키는 자신만을 바라보고 애정을 갈구하는 안나에게 부담을 느끼게 되고 이런 브론스키의 변화를 눈치챈 안나는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의 기복을 견디지 못하여 때론 브론스키에게 매달리고 그리고 금방 브론스키를 원망하며 절규하게 된다.

다시 예전의 자신의 사랑스러운 아들과 안정감을 선사해 주던 남편에게 돌아갈 수도 그렇다고 자신에게 정착하지 않고 밖을 기웃거리는 브론스키에게 기대고 살아갈 수도 없었던 안나는 어느 곳에서나 자신을 멸시하는 사회적인 냉대를 견디지 못하고 어느 날 다가오는 기차에 몸을 던지며 말한다.

"하느님 저를 용서해 주세요."

과연 그녀가 하느님의 어린양으로 용서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남겨진 그녀의 아들과 또 브론스키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은 그녀의 남편이 키우며 평범한 날들을 보내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를 보고 생각한 점

순간의 욕망에 사로잡혀 거침없는 늪으로 빠져 결국에 파멸로 이르게 된 안나 카레리나의 삶에 마냥 손가락질하고 혀를 찰 기분은 아니었다. 어쩌면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던 안나에게 언제나 성인으로 칭송받던 그녀의 남편에게도 안나의 불행에 책임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을 모르고 순진하게 살아가던 안나가 갑자기 세상밖에 나갔을 때 펼쳐진 많은 환락의 장면들이 얼마나 그녀에게 충격적이었을까 하는 일종의 동정심 같은 것도 생겨난다. 안나의 불륜에 연민을 느끼는 내 감정이 불손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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